세월을 비껴간 고목 솔새김남식
세월을 비껴간 고목이 어느 세월을 지난후
이젠 생명을 다했는지
목이 짤리고 팔도 짤리고 다리엔 세멘트로 기부스를 했다
한 때는 위풍을 자량했을 터인데
천년수로 있을 것 했지만 그 세월을 비껴간 지금
고목으로 남아서 자리를 지킬뿐이다
신록이 우거진 그 여름날
風客이 여행길에서 만난 고목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익히 수령 오백년이 넘은 듯한 고목이었다
최근까지 그런대로 목숨을 부지하여 나뭇가지에서
파란잎을 보였다 하는데
지금은 犧牲할 기운이 사라진채 빈터에서
그냥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죽은나무에서 기운을 돋아
작은 이파리가 고목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아직 죽음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이른 듯하여
기운을 차려 못다한 세상을 바라보려 하는 것 같다
다시 일년을 더 하고 그리고
10년을 더하여
무럭무럭 천년수로 자리를 지키려 하는가
함께 했던 벗들은 떠나고 없는데
작은 나뭇가지를 잎을 피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무리 보아도
살아있는 생명의 기운은 찬란하다
그런데 세월의 풍파에 씻겨진 고목의 형상을
무심코 바라보니
아~
동물 형상이 나타납니다
무엇으로 보이던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여러 형상으로 보이겠지요
이것은 또 무엇으로 보입니까
다른 방향에서 보면 마치 짐승 뿔 같기도 하다
그저 잠시 마음을 쉬었다 가면서
상상속의 모습으로 연상해 보기바랍니다
파산서원에서......... solsae k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