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산이 최고인지 뽑는 뷰티(美) 콘테스트가 아니다. 어떤 나라가 더 많이 갖고 있느냐가 우월함을 상징하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만난 키쇼어 라오 세계유산센터(WHC) 소장은 세계유산 리스트 1000개 돌파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놓고 각국이 벌이는 경쟁을 의식한 대답이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차별성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 보호에 나서게 된 것은 1968년 이집트 정부가 아스완 댐을 건설할 당시 수몰 위기에 놓인
고대 이집트 유적보호 캠페인을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유네스코는 50개국으로부터 8000만 달러(약 800억 원)를 모금해 아부심벨 사원 등을 더 높은 지역으로 옮겨
사라질 뻔한 인류의 보물을 지켜냈다. 이후 197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보호에 관한 협약이 탄생했다.
초기에는 피라미드 타지마할 마추픽추 등 이미 널리 알려진 '대표 아이콘'이 등재됐지만 이후
세계유산 리스트는 각국의 숨겨진 보물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1일 현재 세계유산으로 오른 1007개 중 779개가 문화유산, 197개가 자연유산, 31개가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유산이다.
세계유산 보호협약에 가입한 191개 회원국 중 세계유산을 갖고 있는 나라는 161개국이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가 50개로 1위, 중국 47개, 스페인 44개, 독일과 프랑스 각 39개로 '톱5'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유산 47개, 무형유산 38건, 기록유산 9건, 생물권보전지역 32곳, 지질공원 29곳, 창의도시 5곳 등을 확보하고
'유네스코 브랜드' 유치에서 최우등생이 됐다. 현재 유네스코 총회 의장도 중국인이 맡고 있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3년 안에 중국이 영국 독일 프랑스를 제치고 유네스코 분담금 3위 국가가 될 것이다.
세계유산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관광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과 함께 시민 자존감, 공동체 유대감과 같은
사회적 자본, 교육적 효과까지 더해져 이익이 훨씬 더 크게 나온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유산위에 이어 올해 5월 무형유산을 등재하는 정부간위원회 위원국에도 선정됐다.
유네스코 분담금 순위 13위인 한국은 캄보디아 북한 등 아시아 국가들에 유무형 세계유산 보존 노하우를 전수하는
협력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또 어떤 문화유산을 등재할 수 있을까. 현재 세계유산 분야에선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추진 속도가
가장 눈에 띄며 '한국의 서원' '한양도성' '김해·함안 가야고분군' '한국의전통 산사'도 진입을 노리고 있다.
무형문화유산은 '줄다리기'와 '풍물놀이', 기록유산은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KBS 영상기록물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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