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作業노트

가을로 들어서니

시인김남식 2013. 11. 3. 21:01


가을로 들어서니    솔새김남식


가을로 들어서니

창문에 달그림자만 보아도

가슴이 덜컹하여

그리움을 삭일 줄 모르니

오늘따라 그대가 더욱 보고 싶네요


아침마다 거니는 뜨락에

은행잎이 사분이 바람에 춤추며

재롱을 부리거든

내가 보낸 초대장인 줄 아세요


한번 보자하던 그 약속으로 아시고

길을 따라나서면

하늘 위에서는

고추잠자리가 비행을 하고

땅 위에서는 단풍잎들이

황금 비단으로 방석을 깔 거예요


혹시 오시는 길에

감기가 걸릴지도 모르니까

외투를 준비하시고

돌아가실 때는

달님이 끝까지 배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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