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솔새김남식
열어 둔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공연히 마음만 스산하다
낙엽이 뒹구는 저녁때쯤 이면
집 떠나 온 사람처럼
알 수 없는 그리움 때문에
어딘가로 훨훨 날아가고 싶다
인생은 길고긴 여정이다
내게 주어진 삶을 사랑한다
주어진 만큼 받을 뿐 불평은 없다
내 주변도 사랑한다
내게 딸린 옵션들도 사랑한다
나와 같이 한 인연들까지 모두 사랑한다
세월의 덧에 걸린 헐거운 마음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녹이고
어둠이 깊어 밤의 고요가 찾아들면
늘 하루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