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제1 詩冊

가을 단상

시인김남식 2014. 10. 17. 09:25

    가을 단상 솔새김남식


    열어 둔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공연히 마음만 스산하다

    낙엽이 뒹구는 저녁때쯤 이면

    집 떠나 온 사람처럼

    알 수 없는 그리움 때문에

    어딘가로 훨훨 날아가고 싶다

     

    인생은 길고긴 여정이다

    내게 주어진 삶을 사랑한다

    주어진 만큼 받을 뿐 불평은 없다

    내 주변도 사랑한다

    내게 딸린 옵션들도 사랑한다

    나와 같이 한 인연들까지 모두 사랑한다

     

    세월의 덧에 걸린 헐거운 마음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녹이고

    어둠이 깊어 밤의 고요가 찾아들면

    늘 하루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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