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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이 되니까

시인김남식 2020. 6. 24. 14:11

노년이 되니까 / 김남식

 

늘 자주 가던 곳도
언제 다시 또 가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사 이다
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었던 곳도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서 못가게 된다

올 봄에는 해외여행을 꼭 한번 가야지
그랬는데
코로나가 발 길을 묶어놨다
다음에 가세요
자식아!
기약할 수 없는 노년이란다

이제는 세월에 밀려 점차로 노쇠해지니까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없음에
창밖을 멍하니 바라 본다
그래 그곳에서 그땐 그랬었지
내게도 그런 추억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