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옛날그때

고무신과 아이스케기

시인김남식 2017. 9. 6. 09:12

고무신과 아이스케기 김남식

 

코흘리게 동무가 아이스께기를 먹기에

한 입만 빨게해 달라고 쫓아 다니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마침 다른 애들이 비료푸대를 들고 나와서

아이스께기 사 먹기에

얼른 집에 가서

비료푸대를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였다

 

며칠 전에는 마늘을 갖다주고

아이스케기를 사 먹었는데

아부지가 숨겨 놓았는지 통 안 보였다

그런데 엄마의 까만 고무신이 보이기에

얼른 한 짝을 집어들면서 비상한 머리를 굴렸다

두 개다 없으면 아이스께기를 바꿔 먹은 거로 알것 같고

하나만 없으면 개가 물어갔을 것으로 생각했다

 

근데 ~

울 엄마 되게 똑똑 하더라고요

날이 어둑해서 삽짝문을 막 들어 서는데

손에는 남은 고무신 한 짝을 들고서

날 기다리는데

도망도 못가고 엄마한테 죽도록 맞았지요

 

몇대 얻어 맞고 울면서

두 짝을 다 아이스께기 바꿔 먹었으면

맞아도 안 억울 할텐데 하고 중얼거렸더니

울 엄마 하는 말이 ~

니가 두디려 맞을라고 한 짝을 남겼지 이눔아

그리고는 등짝을 더 세개 때렸다

 

그런데 바로 어제같이

엄마가 옛날처럼 꿈속에서 보이네요

오늘은 잠시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때 먹었던 고무신과 아이스께기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꿀맛 이었다

 

 

 

 

 

'역사 > 옛날그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날쇼쇼쇼   (0) 2018.03.17
1968년 여름풍경  (0) 2017.12.19
행운의편지  (0) 2016.08.25
추억의 그때 그시절  (0) 2015.09.18
사랑하라 대한민국  (0) 201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