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과 아이스케기 김남식
코흘리게 동무가 아이스께기를 먹기에
한 입만 빨게해 달라고 쫓아 다니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마침 다른 애들이 비료푸대를 들고 나와서
아이스께기 사 먹기에
얼른 집에 가서
비료푸대를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였다
며칠 전에는 마늘을 갖다주고
아이스케기를 사 먹었는데
아부지가 숨겨 놓았는지 통 안 보였다
그런데 엄마의 까만 고무신이 보이기에
얼른 한 짝을 집어들면서 비상한 머리를 굴렸다
두 개다 없으면 아이스께기를 바꿔 먹은 거로 알것 같고
하나만 없으면 개가 물어갔을 것으로 생각했다
근데 ~
울 엄마 되게 똑똑 하더라고요
날이 어둑해서 삽짝문을 막 들어 서는데
손에는 남은 고무신 한 짝을 들고서
날 기다리는데
도망도 못가고 엄마한테 죽도록 맞았지요
몇대 얻어 맞고 울면서
두 짝을 다 아이스께기 바꿔 먹었으면
맞아도 안 억울 할텐데 하고 중얼거렸더니
울 엄마 하는 말이 ~
니가 두디려 맞을라고 한 짝을 남겼지 이눔아
그리고는 등짝을 더 세개 때렸다
그런데 바로 어제같이
엄마가 옛날처럼 꿈속에서 보이네요
오늘은 잠시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때 먹었던 고무신과 아이스께기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꿀맛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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