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웃음행복

10억의 횡재

시인김남식 2012. 5. 7. 21:25

10억의 횡재 

 

아침에 지하철역으로 가던 중에 지갑를 하나 주웠습니다.

언뜻보니까 꽤 비싸 보였습니다.

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봐도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

잃어버린 사람도 모르고 있을 것 같아서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보니

글쎄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백호로 좀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했지요

오전중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마음 조리며 걱정하고 있을까 싶어서

얼른 경찰서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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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 도착해서 상황을 얘기하고 내용물 확인하는데

100억짜리 수표 1장과 10억짜리 수표가 여러장이 나온 겁니다

사실은 수표가 보이길래 화닥 닫았지

그렇게 큰 돈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본 것 같아요

혹시 지갑 주인이 나중에 나타나서 돈이 빈다고 하면 어쩌지

주민등록증에 인상도 첨 무서웠는데 그냥 걱정이 앞셨지

처음부터 안봤다면 걱정 안했을텐데 괜히 의심 받을까봐

제 신상 정보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데

경찰서로 마침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분실 신고된 지갑 주인이 찾아 오겠다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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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뒤 한 스님이 파출소로 들어왔습니다

주민등록증에 머리가 짧은 이유가 스님이라 그런거였죠

스님은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

돈이 모두 그대로라고 하니 참 다행이였죠

가 주워 온 사람이라는 것을 스님이 알고는

감사 하다며 연락처를 적어 갔고

그리고 저녁때 다시 연락이 와서 계좌번호를 적어달라는 것이었

감사의 뜻으로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고 하기에

거절하다가 간곡히 부탁해서 할수없이 불러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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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혹시나 싶어서 통장 확인을 해보니

10억원이라는 큰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나니

너무 부담스럽더군요

놀란 마음에 경찰서소에 전화해서 연락처를 알아냈죠

너무 큰돈이라 받을 수 없다고 돌려겠다고 하니

얼굴을 보니 힘든 일이 많아 보였다고 하며

마치 내가 누군지까지도 알고 있는 사람처럼

염려말고 좋은곳에 사용하라고 하며

반송할 계좌번호도 안 가르처 주고 전화를 끊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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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런 횡재가 생기다니 그냥 눈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냥 모른채 받아야 하는지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경찰서에서 확인을 해보니 스님이 거처하는

사찰(寺刹 이름이 만우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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