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걷는 부여의 산길에서는 사비성의 성곽을 종종 마주치곤 한다. 이 성곽들은 고구려, 신라와의 대립에서 수도 사비를 지키고자 했던 유물이다. 도성 수호의 임무는 푸른 이끼 속에 묻어두고 여행자들에게 편안한 산책로를 내어주고 있는 백제의 산성들. 그 길을 걷다보면 백제의 회한이 내 발걸음에 스며든다. 산책하듯 여유로운 마음으로 백제의 산성길을 따라간다.
1. 부소산성
부소산성 길은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길이다. 아늑한 초록 숲을 걷다 보면 내 마음도 어느덧 초록빛으로 차분해진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초록빛 덕분일까? 이 길에서 만나는 이들은 누구라도 친절하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천 년 세월이 켜켜이 쌓여있는 부소산성 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
부소산성은 백마강이 감싸고 도는 부소산에 자리잡고 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사비성, 소부리성으로 전하는 산성이 바로 이 부소산성이다. 부소산성은 머리띠를 두른듯한 테뫼식 산성과 능선을 감싸는 포곡식 산성이 합해진 독특한 모양새로 유명하다. 백마강이 흐르는 북쪽으로는 낙화과 고란사가 자리잡고 있고, 완만한 구릉지인 남쪽에는 백제의 충신 성충, 계백, 흥수를 모신 삼충사가 있다. 그 외에 왕과 귀족들이 해를 맞으며 국정을 논했다는 영일루, 달을 보며 국정을 정리했다는 송월대에 세운 사자루 등이 있으니 부소산성은 백제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증인이기도 하다.
부소산성은 백마강이 감싸고 도는 부소산에 자리잡고 있다. <삼국사기>“백제본기”에 사비성, 소부리성으로 전하는 산성이 바로 이 부소산성이다. 부소산성은 머리띠를 두른듯한 테뫼식 산성과 능선을 감싸는 포곡식 산성이 합해진 독특한 모양새로 유명하다. 백마강이 흐르는 북쪽으로는 낙화과 고란사가 자리잡고 있고, 완만한 구릉지인 남쪽에는 백제의 충신 성충, 계백, 흥수를 모신 삼충사가 있다. 그 외에 왕과 귀족들이 해를 맞으며 국정을 논했다는 영일루, 달을 보며 국정을 정리했다는 송월대에 세운 사자루 등이 있으니 부소산성은 백제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증인이기도 하다.
소재지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247-9 |
문의전화 | 041)830-2527 |
홈페이지 | http://www.buyeotour.net/ |
대중교통 | (도보가능)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충남종합관광안내소 방면 도보 15 |
2. 낙화암
부소산 산길을 이러구러 걷다 보면, 산책길의 끝자락에 만나게 되는 곳이 낙화암이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가 ‘꽃이 떨어지듯’ 스러져 갔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역사의 현장 낙화암! 나라의 멸망으로 갈 곳을 잃은 수많은 백성들이 백마강의 고혼(孤魂)이 된 애닲은 곳이다. 산화(㪚花)하듯 떨어졌을 백마강에 몸을 던졌을 백성들을 후대의 호사가들은 삼천궁녀의 전설로 만들어서 그 이야기가 지금껏 전한다.
[왼쪽/오른쪽] 부소산성 길의 끝자락에서 만나게 되는 낙화암과 백화정 / 낙화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백마강 풍경
낙화암 위에 오롯이 서있는 정자인 백화정에서는 백마강과 부여 일대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40~50m의 절벽인 낙화암 하단에는 우암 송시열이 남겼다는 ‘낙화암(落花岩)’이라는 글자와 당나라 장수인 소정방이 용을 낚았다는 전설이 전하는 조룡대가 있다.
망국의 한과 애절한 역사를 간직한 낙화암을 품에 안은 채 백마강은 오늘도 묵묵히 흐르고 있다. 아이들과의 역사여행이라면 나라 잃은 슬픔과 통한이 어떠했을지 함께 되새겨보는 시간도 의미 있을 것이다.
소재지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247-9 |
문의전화 | 041)830-2527 |
홈페이지 | http://www.buyeotour.net/ |
대중교통 |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충남종합관광안내소 방면 도보 15분이면 부소산성 입구 도착. 여기서 낙화암까지 도보로 이동 |
3. 고란사
마치 바위 틈에 풀포기가 자라듯, 고란사는 낙화암 아래에 함초롬히 자리잡고 있다. 고란사의 약수는‘젊어지는 약수’로 유명해서 재미있는 전설들이 함께 전해진다. 백제의 왕이 젊어지고 싶은 마음에 늘 고란사 뒤편의 약수를 매일 즐겨 마셨는데, 신하들은 고란사의 약수임을 증명하고자 약수 옆 바위 틈에만 자란다는 ‘고란초’를 물 위에 띄워 바쳤다고 한다. 이보다 더 재미있는 전설은 소부리(옛 부여)에 살던 노부부의 이야기이다.
[왼쪽/오른쪽] 낙화암 아래에 함초롬히 앉아 있는 고란사 / 고란사 뒤편 바위 틈에서만 자란다는 고란초 (사진제공 :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늙도록 아이가 없어 자식을 고대하던 할머니가 도사로부터 ‘젊어지는 약수’ 얘기를 들었다. 비결을 알게 된 할머니는 다음날 새벽, 할아버지를 보내 그 약수를 마시고 오게 하였는데, 밤늦도록 남편은 돌아오지를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할머니가 약수터에 가보니, 남편은 온데간데 없고 갓난아기가 할아버지 옷 속에서 울고 있었다. 마실 때마다 삼 년이 젊어진다는 이야기를 미처 전하지 못한 할머니는 제 풀에 화가 나서, “이놈의 영감탱이, 조금만 마셨어야지!”하며 아기를 야단쳤지만 아기는 ‘응애응애’하고 울 뿐이었다. 결국 할머니는 아기를 데려와 정성껏 키웠고, 이 아기는 훗날 좌평 벼슬에까지 올랐다고 전한다.
고란사 뒤편에 있는 약수터는 지금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면 꼭 한 번씩 들르는 곳이다. 긴 국자로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 들이켜니 아닌게 아니라 마음이 한층 상쾌해진다. 약수 한 모금에 젊어진 마음으로 시원하게 내려다보는 백마강 풍경은 덤으로 얻는 선물이다.
한 번 마시면 3년이 젊어진다는 고란약수를 마시고 있는 여행객
소재지 |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1번지 |
문의전화 | 고란사 종무소 041)835-2062 |
홈페이지 | http://고란사.opia.kr |
대중교통 | 부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드래 선착장까지 도보 20분. 이곳에서 고란사선착장까지 유람선 이용 |
4. 대조사
황금빛 새가 날아와 앉았다는 대조사. 백제 성왕 때 승려 겸익이 같은 꿈을 여러 번 꾸었다. 관음보살이 황금빛 새로 변해 성흥산 쪽으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 곳을 직접 찾아갔더니 높다란 바위 위에 실제로 황금새가 앉아 있었다. 이에 왕명으로 절을 지으니 바로 대조사다.
불상 뒤편 언덕으로 올라가면 보살상을 가까이서 뵐 수 있다.
황금새가 날아와 앉은 자리에는 거대한 높이의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세워져 있다. 석불 뒤편의 둔덕을 올라가면 다정한 모습의 보살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용화보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유리창을 통해 미륵보살입상의 모습을 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하는데, 최근의 모 드라마에서는 고려시대와 현대를 잇는 ‘하늘의 문’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대웅전 마당의 삼층석탑도 눈여겨볼 만하다.
[왼쪽/오른쪽] 후덕한 인상의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 용화보전 안의 유리창을 통해서 바라본 미륵보살입상
소재지 | 충남 부여군 임천면 구교리 760 |
문의전화 | 대조사 종무소 041)833-2510 |
대중교통 | 부여 터미널에서 임천, 홍산 방향 버스 이용, 군사2리 하차 |
5. 성흥산성
해맞이 장소로 유명한 성흥산성은 최근 들어 드라마 촬영지로 더욱 주목받는 곳이다. 그리 높지 않은 성흥산이지만 산성 위에 올라서면 부여, 논산, 강경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성 정상에는 “사랑나무”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어 여러 방송사의 촬영포인트로 자주 애용되곤 한다. 연이은 태풍으로 가지 일부가 피해를 입어 안타깝기는 하지만, 보기좋게 가지를 드리운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성흥산성의 전경
성흥산성은 백제 동성왕 때 수도 사비를 보호하고자 금강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위치에 축조한 테뫼식 산성이다. 백제 멸망 후에는 백제부흥운동의 근거지로 쓰이기도 하였다. 성내에서는 우물 3곳과 건물터 등이 발견되었다. 성흥산의 이름을 따라 성흥산성이라 불리다가 최근에 와서는 가림성(加林城)이라는 원래 이름을 찾아가는 중이다.
부여 일대를 조망하기에 제격이라는 가림성은 해맞이 장소뿐 아니라 노을을 감상하기에도 그만이다. 사랑나무 앞에서 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 왜 이 나무의 애칭이 ‘사랑나무’인지 절로 이해가 된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해질 무렵에 연인의 손을 잡고 가림성에 직접 올라보기를 권한다.
노을을 바라보기에 좋은 성흥산성의 사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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