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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함안군 여행길잡이

시인김남식 2012. 10. 15. 07:48

경남 함안군

경남 중부에 있는 함안군은 낙동강과 남강을 끼고 있다. 함안군은 경남 중심지로 교통이 편리해 인근 창원시 배후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면적은 경남도의 3.9%를 차지하는 416.8㎢로, 1읍 9면의 행정구역이 있다. 함안은 아라가야의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간직한 고장이며,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매년 함안, 칠서태곡, 대산부목 등 대규모 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과 우수중소기업(inno-biz) 인증획득, 품질혁신인증 심사비, 중소기업 기업이미지 통합디자인 개발, 창업기업 신규 고용인력 보조금 등 다양한 기업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그리고 수박 등 시설농업의 발달로 농공병진의 고장이라는 점이 함안의 특징이다. 함안군은 이런 장점을 살려 현재 6만7000명의 인구를 앞으로 20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1992년 6월6일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현충일. 경남 함안군 가야읍 해동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선 굴착기 소리가 울렸다. 당시 그곳을 지나던 한 신문배달 학생도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학생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발목을 잡았고 눈길이 굴착기가 파낸 흙에 닿았다. 흙 속에 거무튀튀한 쇳조각이 보였다. 단번에 귀중한 것이라고 직감한 학생은 군청 문화재부서에 신고했고 쇠붙이는 말의 갑옷으로 판명됐다.

그 동안 그림만으로 존재하던 평안남도 쌍영총, 평양 개마총, 중국 집안 삼실총 등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있던 말 갑옷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동시에 일본에 철기문명을 전한 아라가야의 뛰어난 제철기술이 새롭게 조명받는 순간이기도 했다.

함안군 전경경남 함안군은 아라가야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며 농업과 기업이 발달한 도시이다. 경남 함안군 가야읍내와 도항리 말이산고분군이 그 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

함안을 주축으로 한 아라가야는 뛰어난 철기와 토기 제작 및 옻칠기술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가야 문화권을 대표하는 나라다. 그들이 남긴 200곳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분군과 대규모 토기 생산유적은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고 있다. 사적 제514호로 지정된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말이산고분군에선 아라가야의 웅장함을 맛보고 아라가야의 세련된 유물을 구경할 수 있다.

함안에서는 말의 갑옷에다 용의 문양을 넣고 금박을 씌운 둥근고리칼,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불꽃무늬토기, 수레바퀴토기가 있다. 또 2008년까지 전국에서 출토된 목간(木簡) 400개 중 246개가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의 보고라고도 불린다.

700년 잠에서 깬 아라홍련

함안군 가야읍 고분길 함안박물관에는 여느 박물관과는 달리 곳곳에 연꽃이 피어있다. 700년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우는 아라홍련이다. 목간(木簡)의 보고인 함안 성산산성에서 2009년 5월 또 다른 귀중한 유물이 출토됐다. 바로 연씨 10알이다. 알 2개를 대전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보내 방사성 탄소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한 알은 650년 전, 다른 한 알은 760년 전으로 각각 밝혀져 통상 700년 전 고려시대의 연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여덟개 알을 심은 결과, 그중 3알이 싹을 틔웠고 다음해인 2010년 7월 700년 만에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아라홍련은 고려시대의 불화에서 볼 수 있는 꽃잎이 길고 색깔이 엷은 선홍색 꽃이다. 꽃잎을 오무렸다가 다시 펼칠 때마다 색깔이 점점 엷어져 나중에는 꽃잎 끝에만 진한 선홍색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꽃잎뿌리의 새하얀 색깔이 꽃잎을 따라 점점 선홍색을 더해가는 데다 긴 꽃잎의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형태가 지금의 연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전국에서 하나뿐인 고려시대 연꽃을 함안박물관에서는 시험재배지를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내년 여름이면 준공될 연꽃 주제공원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8월 중순까지 꽃이 피는 아라홍련은 함안박물관에서 구경할 수 있다.

전국 유일 문화재, 함안 낙화놀이

무진정(無盡亭)은 조삼 선생(1473~?)이 후진 양성하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따서 함안면 괴산리 지금 자리에 직접 지은 정자이다. 조삼 선생은 성종 20년(1489) 진사시에 합격하고 중종 2년(1507) 문과에 급제해 함양·창원·대구·성주·상주의 부사와 목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무진정은 조선 초기 정자양식의 소박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무진정 앞의 연못은 세 개의 섬을 갖춘 조선 초기 연못양식을 보여주는데 연못가를 빙 둘러선 아름드리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연못도 아름답지만 무진정을 더 빛나게 하는 것은 낙화놀이다. 옛날부터 괴항마을에 전해져오는 낙화놀이는 바람에 날리면서 타들어가는 불꽃을 구경하는 전통놀이이다. 낙화놀이는 참나무 숯을 곱게 빻아 심지를 넣고 한지로 감싼 실을 엮어서 만든 타래를 이용한다. 연못 가득 타래를 매단 후 불을 붙이면 바람에 날린다. 바람에 날리며 불타는 숯가루가 연못을 가득 메우고 물에 비치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해마다 사월 초파일이면 낙화놀이가 열리는데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작가와 카메라작가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된 낙화놀이로 선조의 놀이문화를 일별하는 데 손색이 없다.

무진정함안군 함안면 괴산리에 있는 무진정. 연못도 아름답지만 사월 초파일 낙화놀이 장소로도 유명하다.

강 따라 정취를 더하는 둑방과 정자

남강과 낙동강이 함께 만나는 함안의 너른 들픈은 예전에 모두 습지였다. 법수면 악양에는 사계절 생태가 살아있는 둑방을 이용한 관광지가 조성돼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둑을 쌓아 농사를 짓고 있으며 현재는 전국에서 가장 긴 338㎞의 둑이 있다.

자운영이 피고 갯버들이 싹을 틔우는 봄이 지나면 풍차와 솟대가 있는 둑길에 꽃양귀비가 반긴다. 여름이면 원두막에서 초록색 들판과 한가로운 강물을 바라볼 수 있다.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좋은 둑방은 해마다 5월에 ‘에코싱싱 둑방 마라투어’가 열려 자연과 호흡하는 시간을 갖는다.

악양둑방에는 남강이 동으로 흐르다 바위를 때린 후 북으로 물길을 돌리는 물굽이가 있다. 그 언덕 위에 악양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악양루가 있다. 남강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이 아름다운 데다 중국의 절경인 악양과 같이 둑방과 강물과 들판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악양루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남강을 따라가면 낙동강과 만나는 곳에 합강정사가 있다. 조선인조 때 뛰어난 문장가로 이름을 날렸던 간송당 조임도 선생(1585∼1664)이 기거하면서 학문을 수행하던 곳으로 옛날부터 이름난 시문을 모은 ‘금라전신록’을 편찬한 곳이기도 하다.

합강정으로 나있는 임도를 따라 계속 들어가면 강에서 솟아오르는 일출이 유명한 반구정이 나온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두암공 조방 선생(1557~ 1638)이 난리가 끝난 후 낙동강 옆에 세운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보고 ‘무기연당’

함안군 칠원면 무기리에 있는 무기연당(舞沂蓮塘)은 주재성의 생가에 있는 조선 후기의 연못이다. 주재성은 조선 영조 4년, 1728년 이인좌의 난 때 의병을 일으켜 관군과 함께 난을 진압한 인물이다. 관군들은 돌아가는 길에 그의 덕을 칭송해 마을 입구에 ‘창의사적비’를 세우고 서당 앞 넓은 마당에 연못을 만들었다.

무기연당에는 스토리가 있다. 1717년 만들어진 무기연당은 처음에는 마당에 연못을 파고 고기를 기르는 곳이었다. 연못 안에 석가산(石假山)을 쌓았는데 이를 양심대(養心臺)라 했다. 그리고 담장을 쌓고 영귀문(詠歸門)이란 문을 내었다.

연못을 보면 네모나게 못을 만들고 그 안의 섬은 동그랗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양심대 아래의 돌에 백세청풍을 새겼다. 이는 오랫동안 부는 맑은 바람은 곧 영원토록 변치 않는 맑고 높은 선비가 지닌 절개를 상징하니 다시 한번 선비의 철학을 다짐한 것이다.

무기연당의 무기는 논어 ‘선진편’에 나오는 구절 ‘욕호기 풍호무우’에서 따온 말이다. 이 구절은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쐰다’는 뜻이다.

무기연당 안에는 풍욕루와 하환정이 있다. 풍욕루의 풍욕은 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屈原)과 관련한 고사에서 나온 것이다. 풍욕은 곧 바람에 몸을 씻는다는 것이다. 풍욕루는 이미 몸을 씻은 굴원에 비유하며 바람에 몸을 씻어 선비의 고고함을 지키겠다는 선비정신이 담겨있다. 풍욕루 아래에 탁영석 계단이 있다. 탁영(濯纓)은 갓끈을 씻는다는 뜻이다. 무기연당의 물에 갓끈을 씻겠다는 것은 곧 그 물이 맑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하환정은 후한 광무제의 죽마고우인 엄광의 고사와 관련이 있다. 엄광은 후한을 일으켜 천하를 통일한 광무제가 가장 꺼리던 인물이었다. 동문수학할 당시 학식이 그를 따르지 못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높은 이상과 두터운 덕을 지닌 엄광을 곁에 두고자 광무제는 여러 번 그를 청하지만 응하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간청하자 결국 궁궐에 들게 되었다. 궁에 들 때 문무백관이 모두 뜰 아래에 엎드려 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고개도 숙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대전까지 올라가 광무제에게 ‘문숙’하고 이름을 부르며 하대했다. 신하들이 어쩔 줄 모르자 광무제가 오랜만에 친구와 회포를 풀려고 하니 모두 물러가라고 한 후 밤늦게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엄광이 광무제의 배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자고 있었다고 한다.

무기연당함안군 칠원면 무기리에 있는 무기연당(舞沂蓮塘). 1728년 이인좌의 난 때 의병을 일으켜 관군과 함께 난을 진압한 주재성의 생가에 있는 조선 후기의 연못이다.

함안의 명물, 눈과 입이 즐거운 컬러 수박

함안군은 수박으로 유명하다. 여름철 한입 베어 물면 시원함이 가신다. 함안 수박은 200년 전 경남 수박 시배지인 군북면 월촌리 노지에서 시작해 지금에까지 이른다. 함안은 지리적 남강 낙동강변 하천층적토로 기름진 토양과 겨울에 따뜻해서 최적지이다.

컬러 수박은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출하했다. 패션 수박, 흑미수박, 슈퍼골드, 노랑꿀수박 등 총 6품종이다. 5월 상순에서 7월 상순까지 산지 공동선별장을 거쳐 농협유통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두 달여간 선보인다.

컬러 수박 중 패션 수박은 검은색 껍질을 가진 씨 없는 수박으로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노란꿀수박은 노랑호피 무늬에 5㎏ 안팎의 중과형 수박이다. 뛰어난 색감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슈퍼 골드 수박은 밀도가 높고 당도가 높은 노랑육질의 황육계 수박으로 색다른 맛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눈을 한층 즐겁게 해준다. 이 밖에도 흑미, 스타일, 흑미플러스 등 개성 넘치는 컬러 수박 품종들도 새로운 것을 찾는 도시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 시킬 만하다.

컬러 수박 선호도는 생산량 증대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에는 총 259호 농가에서 2011년 대비 383%가 증가한 총 2367동 약 7100t의 컬러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 함안군은 매년 여름에 수박축제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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