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좋 은 글

더이상 원하지 않았다

시인김남식 2008. 12. 19. 20:19

 

더이상 원하지 않았다

그 좁은 자동차안
폐쇠된 공간에서 그 흔디 흔한
이별을 고하고 있었다.

자책과 연민으로
가슴은 아리었지만 울진 않았다
평소 그가 연민이나 눈물하곤
담싼 것처럼 행동했었기에 나는 적잖히 놀랐고
남자의 우는 눈을 본다는 것이
더럭 겁이나서
애써 적막한 자동차 유리벽만 바라 보았다.

헤어짐의 시간이 한참 흐른뒤에
나는 울었던 것 같다.
거지같은 추억때문이 아니었다
흰눈발 날리는 날
거리로 흘러 나오는 아베마리아 노래
슬픈 영화의 단편들이
오히려 내 눈시울에 불을 집힌다.

이제는 눈물이나 哀想 따위는
아련한 기억 창고에서만 존제한다.
마른가지 처럼
버석거리는 영혼이 수분을 간절히 원하지만

사랑,
그 보다 더 큰 무엇도 더 이상
나를 울리지 않는다.
더 이상의 눈물을 제공하지 않는다.

가끔,
눈물을 대신하는
鬱火만이 바스락거리는 영혼과
줄다리기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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