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5월16일
오늘은 예산에 있는 봉수산으로 산행을 갔다.
물어물어 산행지에 도착하고 보니 우연이도 예산군 광시면 동산리였다.
마을 앞에는 낚시로 유명한 예당 저수지가 있고
청양과 예산으로 이어지는 국도가 있었다.
한번도 와보지 않은 마을이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마을로 들어서자 어디선가 나를 반기는 사람이 금방 나타 날 것 같아 가슴이 두근 거렸다.
이제 그 사람의 이름도 얼굴도 잊혀진지 오래이다.
그 옛날 총각시절 지인의 소개로 서울에서 만나서 2년여 만났지만
예기지 못한 사연으로 우리는 헤어지고 말았다
가족들이 이곳을 떠난는지 궁금했지만 지나는 사람 누군가에게
물어 보고 싶었지만 부질 없는 것 같았다.
추억들은 이제 낡은 휴지처럼 먼지만 가득하고 있다.
산행을 하려면 청양에서 광시면을 경유하여 예산가는 뻐스를 탄다.
그리고 예당호수가 있는 동산리 마을 앞에서 내린다.
산행은 공중전화 박스가 있는 광시 농협창고 옆으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
마을 뒤로 20분 정도 오르면 대련사라는 절을 만난다.
대현사를 패전 장군들의 넋을 기리기위해 세웠다고 한다
절 앞마당에 있는 느티나무가 퍽 인상적이다.
길고 긴 세월속에 오래된 사찰은 누군가가 세웠고 그리고 부서지면
다시 세우고 하였는지 무척 초라해 보였다.
절 뒤로 나 있는 조그만 오솔길을 따라 임존성터로 향한다.
황성옛터의 노래처럼 지나는 사람이 없어서 인지 5월의 수목이 우거저 길을 찾는데 여간 어려웠다.
더구나 과수원 길과 산길이 엉켜 있어서 잘못 들어가면 다시 뒤 돌아 나오곤 하였다.
역사를 찾기 위해 나선 길 이기에 성터를 찾기에는 정말 난감 하였다.
쓸쓸한 산행 길은 세월의 무상함을 갑자기 느꼈다.
황성옛터의 노래처럼 지나는 이가 없어서 인지 수목이 우거저 길을 찾는데 여간 어려웠다.
그 옛날 백제가 나당 연합군에 패망한 뒤에 이곳 유민들이 나당 연합군의 점령군과
싸우고저 ‘흑치상지’라는 장군을 지도자로 하여 임존성터에 부흥의 깃발을 높이 들었지만
결국은 패망하고 말았다.
약 4km의 성터에는 봉수산의 역사를 아는 서울 사람들이 가끔 다녀 간다는
삼거리 매점 아저씨의 푸념어린 이야기를 들었다.
넓은 예당 호수에는 한가로운 낚시꾼들이 퓽류룰 읇고 있었고 매점에서 막걸리를 마신다.
찾아야 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오후 늦게 동산리를 떠나 예산으로 나왔다.
동산리 마을에는 뜻밖에 옛 추억을 갖는 아는 사람이 있어
나그네의 마음을 움쿨하게 했지만 지금은 지나간 추억일뿐이다.
그는 이 곳을 떠나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산으로 나오는 길은 온통 사과나무들이 즐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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